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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심리를 배우다

망가진 세계관: 수치심과 자존감

자기 스스로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늘 자기가 남들에게 괜찮게 보일지 염려하고 신경쓰다 보니,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현재에 머물지 못한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지금-여기에 집중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타인과의 관계를 가진 후에도 늘 공허함을 느낀다.
이들은 누군가 자신에 대해 칭찬하게 되면 '감사합니다' 하며 받아들이지 못하며, 어쩔 줄 몰라하고 때론 엉뚱한 말로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자기에 대한 부적절감은 '내면화된 수치심' 때문이다.  수치심을 100이라고 본다면 그 하위요소(부적절감, 공허함, 자기처벌, 공허함, ) 4가지 중 부적절감의 비중이 무려 50 정도라고 연구논문에서는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수치심이 내면화되는 이유는 뭘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오늘은 '망가진 세계관'의 차원에서 생각해 보려 한다.

어릴 때 부모 혹은 조부모로부터 "넌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아이야", "너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소중한 존재란다"라는 말을 듣고 자란 아이가 있다. 인간은 어릴 때 특히 자기중심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그 말에 의문을 갖지 않는다.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설령 그 말과 어울리지 않는 자기의 부분을 발견하더라도 내면 저 깊은 곳에 있는 그 느낌, 즉 자신이 근본적으로 사랑스럽고 가치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여전히 남아있다.

반면, 어린 시절 학대(신체적, 정서적, 언어적 학대 포함)를 당하거나 방치된 사람, 또는 성적인 것을 혐오스럽게 생각하는 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내면의 지도에 그와 전혀 다른 메시지가 기록된 상태로 살아간다. 경멸과 수치심이 자기 자신에 대한 대표적인 느낌이 되고, 누군가를 만나 '그는 내 운명이야'라고 생각하면 혹시 잘못된 대우를 당해도 저항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 망가진 세계관에 대한 부분은 '몸은 기억한다'에서 인용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