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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심리를 배우다

두려움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것이 중요하다고 어릴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이게 건강하다는 증거이고 이 세 가지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요즘 새벽 2시반이나 3시반에 깨는 빈도가 부쩍 많아졌다. 아침마다 쾌변하는 나를 아내가 부러워했는데, 요즘은 전혀 그렇지 않다. 

 

스트레스가 많다는 걸 내 몸이 방증해 준다. 우리의 몸은 너무 정확하게 마음상태를 나타내 주고, 또 놀랍도록 반응한다.

오늘 새벽 묵상하는 본문에서 '두려움'라는 키워드가 들어온다. "두려워할 자를 두려워하며 존경할 자를 존경하라"(롬13:7)
나는 2021년 3월을 살아내면서 과연 무엇이 두려운 걸까? 
묵상과 임마누엘일기를 적어내려가며, 나는 온 우주를 창조하고 다스리시는 하나님보다, 나와 관계하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훨씬 더 두려워했던 과거의 나를 떠올렸다.

그리고 하나님 아빠는 나에게 물어보신다. "영수야 네가 지금 정말 바라는 게 뭔지 정확히 아는 게 필요하겠어. 내담자들을 꾸준히 만나고 그들을 회복을 돕는 게 진짜 너의 욕구인지, 아니면 '내가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추진하려는데 별 반응이 없는 것'이 불편한 건지 말이야"

그렇다. 어쩌면 나는 그런 내가 사람들에게 초라하게 보이지 않을까 염려하며 두려워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내담자를 만나고 그들의 성장과 회복을 돕는 것이 너무 기쁘고 행복한 건 맞는데, 그래서 다음 달에도 끊이지 않고 상담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몰두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드는 원인은 후자일 수도 있다.

내담자들에게 자기수용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나 역시 현재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을 느낀다. 후훗~ 나는 이제 갓 석사과정 마친 초보상담자인데, 내가 선보이는 프로그램들에 사람들이 뜨겁게 반응하면 그게 더 이상하다. 나의 조급함은 아직 다 사라지지 않았나 보다.

거절 당하고 내가 정해 놓은 이상적 자기의 기준에 못 미치면 죽도록 힘들다. 하지만 그 과정을 잘 버티며 나를 직면하면 나의 실제적 자기는 더 단단해진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오직 능력과 사랑과 절제하는 마음이니"
(딤후1:7)